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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HOYA, 호야는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다만 빛을 비출 뿐이다
HeavenAgape.../318희망봉사단

긍휼없는 싸움터로 변해버린 봉사 현장

by 호야의 초록바다 2023. 9. 23.

"우린 점심 안 먹어요"

나를 보자 건네는 첫 마디였다

왠 말인가 했더니

바퀴벌레 사단과의 싸움에 지친 푸념이었던 것 같다

안양시내에 있는 바퀴벌레는 다 모였나 보다

 

바퀴벌레와의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던지

이 녀석을 오전에만 16개를 투입했다고 하니 오후에 투입한 것까지 하면... 

 

이 싸움에  나도 휩쓸려

바퀴벌레가 보이기만 하면 발로 문지르고 또 문지르며 긍휼없는 살생을 하고 있었다

 

헐::

완전 질리어서

내년부터는 봉사를 그만 두겠다는 대원이 속출 ㅋㅋ

사람 사는 집을 두고 표현이 좀 그렇지만 바퀴벌레 소굴이었다

 

이런 빌라 지하에서

서른 살 난 지적 장애 아들

초교 4학년의 딸과 함께 사는 기구한 운명의

그저 안쓰러울 뿐이다

이젠 웃으세요!^^

(따뜻함을 느끼는 추석 선물이었으면 좋겠다)

 

점심 안 먹겠다는

대원들을 달래고 얼래어 식사하고

돌아오는 데 오늘따라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이 교차했다

 

정말 꽃보다 아름다운 318희망 봉사대원들 맞다 

지나가는 중년 부인이 봉사 현장을 유심히 보더니  현수막을 사진으로 찍고 뭔가 메모를 하고

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또 사진을 찍고 또 뭔가를 메모하고 나에게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가는 것은 보면 더더욱 그렇다.

꽃보다 아름다워라

 

 

만안구 안양5동의 어느 빌라 

2023.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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