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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HOYA, 호야는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다만 빛을 비출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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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고 막히고 불나도

by 호야의 초록바다 2022. 1. 22.

    이번 산상 기도는 첫 날부터 기도 방해꾼과의 영적 싸움이 치열했다. 애당초 가려고 했던 기도원은 원장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취소되고, 급히 다른 곳을 찾았으나 2월 초까지 휴관이란다. 당혹 속에 세 번째 연락을 취한 곳은 지난 가을에 다녀왔던 빌리지인데 무슨 일이 있는지 홈피도 열리지 않는 등 연락할 방법이 없었다. 어째 이런 일이 ㅠㅠ 

    이 정도면 내 성격상 삼 세 번이라며 포기할 법도 한데 지난 주일 설교 시간에 성도들 앞에서, 가기 싫어도 교우들의 짐을 나눠지는 지게꾼이니까, 추워도 가야됩니다. 아파도 가야됩니다. 라고 했던 말과 출발 당일 아침에 기도청원서를 받아들고 가슴 뭉클했던 생각이 떠올라 포기할 수가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네 번째로 찾아간 곳에서는 내 차림새가 동냥하러 온 노숙자처럼(ㅋ) 보여서 그런지 데스크 안내위원으로부터 문전박대 받다시피해서 한 마디 하고 돌아서 나오려는데 또 주일 설교 시간에 했던 말과 기도청원서를 보고 뭉클한 일이 떠올라 화해하고 여장을 풀었다.

    이런 걸 보면 주일에 주제넘게 한 말과 기도 청원서를 받아 들고 가슴 뭉클했던 것은 이런 상황에 맞닥뜨리더라도 포기하지 못하게 하려는 주님의 섭리였던 것 같다.

 

    다음날 오후 숙소에서 성경을 읽고 있는데 싸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어디 화재가 발생하여 출동하는 소방차의 소리인가보다 하며 목표치를 다 읽고는 기도하기 위해 숙소를 나왔는데 으악 이게 왠일인가? 바로 앞 동에서 불이 나서 소방차가 출동한 것이었다. 그 사실도 모르고 혼자 이어폰 꽂고 성경 속에 빠져 있었으니 만약 큰 화제로 번져 내가 묵고 있던 숙소 동까지 불길이 치솟았다면 아무 것도 모르고 태연하게 성경을 읽고 있던 나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나님께서 나를 보호하려고 큰 화재로 번지지 않게 막으신 것 같다ㅋ 그런데도 기도원 측에서는 나에게 고맙다고 안하데ㅋㅋ

    이리저리 기도를 못하게 하려는 마귀와의 영적 싸움이 치열했지만 끝끝내 돌파구를 찾고 버티면서 믿음으로 나의 사랑하는 성도들의 기도청원을 접수하고 왔다. 주님의 보혈로 덮히고 뿌림의 승리였다.

 

    이런 말씀을 주시는 것 같았다.

    『소망의 하나님이......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롬15:13) 우리 성도들이 소망의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믿음으로 나아가면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여 주실 것이다. 올 한 해 코로나든, 뭐든,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실 하나님을 붙잡고 승리하는 성도들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기도원과 연계되어 있는 공동묘지 주변 산책로를 걸으며 묵언수행(도고)을 하다가 

 

천국가신 엄마에게 쓴 유족의 편지를 읽으면서 어머니 생각에 잠시....

 

 

남편을 앞세우고 나서 보낸 아내의 편지를 읽는데 왜 내 아내가 오버랩되지

 

며칠 지켜봤지만

물론 날씨탓도 있겠지만

무덤을 찾는 이 한 명도 없구나

 

젊은 시절

이 담에 교회를 짓게 된다면

교회 지하에 납골당을 설치하여 화장한 유골을 모시거고 교회 뜰에 뿌리도록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가졌었는데 그러면 매 주일 찾아뵐 수도 있고...

 

돌아갈 내 집(본향)이 있는

나는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걱정이 없구나ㅎㅎ

 

 

지난 20년 동안 

매 해 첫 목회 일정으로 

성도들의 신년 기도 제목을 가지고 기도원을 찾을 수 있어 감사!

도고로 섬길 수 있는 성도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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